책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시집을 발견했네요. 총 3권...
그 동안 책을 많이 샀지만, 시집이 이렇게 없을 줄이야. 근데 언제 이책을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^^;;; 누구는 인생에 영향을 준 시 한편을 읊으며 시에 대한 애기를 하기도 하는데, 저는 그런 재미를 하나도 못 느끼고 지냈네요.
학창시절을 떠올려보니 국어나 문학시간에 시에 대해 직유, 은유, 의인법으로 내용을 설명하셨던 선생님 말씀이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. 그래서인지 학교때 잠깐 입시를 위해 배웠던 시 빼고는 그 이후로 시를 거의 안 읽었습니다. 지금도 '시' 하면 난해하고, 뭔가 시인만 알게 쓴거 같고, 재미없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걸 보면 시 하고는 좀 거리가 있는거 같습니다.
그래도 올해는 좋은 시 한편 읊어 보고 싶은데, 어떤 시집을 읽을지 찾아봐야겠어요.
아! 그러고보니 작년 서울 국제도서전에 갔을때 시집만 전문적으로 파는 서점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. 서울 신촌이라고 들었는데... 찾아보니 ‘위트 앤 시니컬’(wit n cynical) 이네요. 주인장이 시인이셔서 시집도 추천해주신다고 하셨는데, 시집 추천 받으러 함 방문해봐야겠어요.
그래도 좋아했던 시가 하나 생각나네요.. 노래가 너무 좋아서 알게되었는데 알고보니 가사가 시였다는거 ^^
향수(鄕愁) - 이동원, 박인수 (정지용 시)
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
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
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
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
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
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
짚 베개를 돋아 고이 쉬는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흙에서 자란 내 마음
파란 하늘빛이 그리워
함부로 쏜 화살 찾으러
(풀섶 이슬에) 함추름 휘적시던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
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
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
사철 발 벗은 아내가
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
하늘에는 성근 별
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
서리 까마귀 우지짖고
지나가는 초라한 지붕
흐릿한 불빛에
둘러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
그곳이 차마 꿈엔들
꿈엔들 꿈엔들 꿈엔들
잊힐리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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